비행 관련 기타

드론 업계 6개월 종사 후기

나래훈 2022. 5. 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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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년 부터 대부분의 항공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 한편에서는 비대면 시대,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맞이 했다고 하면서, 너도 나도 '드론'을 외치고 있었다. 나 역시 대체 '드론'이 뭔지 너무나도 궁금하고, 또 하다보니 어떤 한 작은 드론업체에서 일 할 좋은 기회를 얻게되어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6개월간 근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덤으로 드론 자격증과 드론 지도 조종자 자격까지 취득할 수 있었는데, 그냥 드론 좀 만지다 보니, 겸사 겸사 응시 요건이 되어서 땄을 뿐 이걸로 당장 뭘 할 생각은 없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어째든..

 

그럼 6개월간 드론업계를 경험하면서 보고 느낀점들을 풀어 보겠다.

 

 

 


 

드론 동호회?

 

 

이상
현실

 

'드론' 하면 하도 미디어와 언론에서 4차산업 어쩌구 저쩌구 떠들어대면서 뭔가 굉장히 사이버틱한 최첨단스러운 기술로 운영하고 제작할 것 같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이 운용하는 드론들은 사실상 동호인들이 가지고 노는 RC 장난감 비행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몇몇 농업용 드론의 경우 조종기부터가 RC 장난감 비행체 용이다.

 

 

드론 방재 작업의 모습.

 

다만 이러한 RC 장난감 비행체를 용도에 맞게 튜닝하는 정도? 대부분 사람이 서서 드론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스틱을 까딱거리며 조종하는데, 이게 사실 취미로 RC 비행체를 날리던 사람들 한테는 전혀 낯선 광경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난감 비행체 조종하는 수준으로 영상촬영부터, 항공측량, 물품배송까지 응용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은 어찌보면 참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운용하면서 사업하는 업체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선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특히 겨울철에 이짓하면 굉장히 손 시렵다!

 

근데, 그러다 보니 노가다 요소가 많아서 정말 힘들긴 힘들다. 참고로 이런 업체들 대부분이 중국산 드론(특히 DJI 제품군)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일부 개조해서 사용한다. 중국산이라 저질 싸구려라 생각하기 쉽지만 드론 업계에 오면 그런 편견이 깨진다. 특히 중국산 DJI 드론의 경우 진짜 넘사벽으로 좋고 신뢰성이 있어서 많이들 사용한다. 특히 거센 바람이 불어도 공중에서 정해진 위치와 고도를 사수하는, 소위 '말뚝 호버링'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는 참고로 10m/s의 강풍속에서 거의 30도로 기울어진 채 전혀 미동도 없이 위치를 사수하고 있는 DJI M600PRO 드론을 실제로 보았다.

 

 

물통을 들고 나르고 있는 M600PRO

 

여튼, 이게 드론 동호회에서 동호회비 버는 차원에서 설렁설렁 하는거면 재밌을것 같은데, 만약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개빡세게 하는거라면,...

 

 

 

한편 국내에서 드론을 제작하는 작은업체들은 죄다 '픽스호크(PixHawk)' 내지 '큐브파일럿(CubePilot)'에 의존한다. 이게 뭐냐면 FC(Flight Controller)라고 해서 드론의 비행신호를 처리하고 통제해주는 장치인데, 컴퓨터로 치자면 CPU이다.

 

PixHawk
Cube

이 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때 내가 놀랐던 점은, 드론들의 구성품들이 마치 컴퓨터의 부품들처럼 통일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시중에서 쉽게 드론 부품들을 원하는 대로 골라사서 컴퓨터 조립하듯 자기 입맛대로 드론을 조립할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역으로, 대기업 제품을 포함해서, 국내에서 제작하는 드론치고 FC가 픽스호크나 큐브가 아닌 드론이 없었고 통신모듈은 죄다 히어링크(HereLink) 아닌 제품이 없었다.

 

 

herelink 세트

 

참고로 픽스호크, 큐브, 히어링크 죄다 국산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품이 국산이고 아닌것을 떠나서, 안정적으로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점이다. 컴퓨터를 예를 들어보자. 부품을 사다 조립을 끝냈으면 이제 윈도우즈같은 운영체제(OS)를 깔아야 한다. 그런데 MS사에서 돈주고 사는 윈도우즈같은 운영체제가 아닌, 어디서 공짜로 배포하는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운영체제를 깔았다고 하자. 그런데 사용도중 자꾸 에러가 나서 정말 중요한 작업을 하던 게 뻑나버렸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책임져줄 누군가는 있을까? 아니 그전에 그 에러를 고쳐줄 사람은 있을지 의문이다. 이게 지금 국내 드론 제작업계의 현실이다.

 

드론을 운용하는 프로그램을 대충 GCS(Ground Control System)이라고 하는데, 이게 컴퓨터로 치자면 OS같은 존재다.

 

 

MissionPlanner

 

Qgroundcontrol

 

지금 국산 드론치고 미션플래너 나 큐그라운드컨트롤 같은 공짜 프로그램 쓰지 않는 드론이 없다. 특히 큐그라운드컨트롤은 인터페이스가 꽤 직관적이라 디스플레이 달린 조종기에 같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걸 제대로 품질보증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업체에 없다는 점. 그리고 이게 사실상, 옛날에 홈페이지 좀 만들어 본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는 "XpressEngine", 또는 각종 게임의 모드(Mod)와 비슷한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게임 모드덕질사이트처럼 서포트 페이지가 사실상 토론공간이다.

 

따라서 트러블 슈팅도 주로 공식 포럼이나 블로그 혹은 드론동호회 계시판의 문제해결 후기에 많이 의존한다. 아니 해야한다. 드론이 뻑하면 허구엇날 에러떠서 날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지자계센서 관련 오류. 이거 트러블슈팅 제대로 하려면 드론을 업고 썌가빠지게 위아래 좌우로 빙글빙글 돌려야 하는데, 작은 드론은 몰라도 졸라 큰 드론이라면,...

 

 

Compass calibration 작업. 보기만해도 토나온다.

 

여튼 그렇다. 픽스호크, 큐브, 히어링크도 마찮가지다. 상용품이라기 보단 어딘지 모르게 실험장비의 냄새가 풀풀난다. 이것들로 만든 드론은 왠지 돈을 받고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면 여러가지 의미로 좀 위험할 것 같은 그런 느낌 아닌 느낌적인 예감이 든다.

 

반면에 DJI 드론은 자체 FC를 사용하고 자체 GCS를 사용한다. 굉장히 안정적이다. 에러난걸 거의 본적이 없고 에러나도 대부분 사용자 부주의로 그런경우가 많다.(이글은 절대로 DJI의 후원을 받지 않았음!)

 

 

 


 

관공서 드론제품? 사실상 마루타 제품들?

 

듣기론, 지자체들이 이제 '드론'하면 학을 떼는 수준에 왔다고 한다. 제안서에 '드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지원사업 우선순위에서 쭈욱 밀려난다고 한다. 왜냐하면 국가지원사업과제에 지원한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성능좋은 국산드론을 연구개발 또는 납품하겠다고 말해놓고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뻔한 픽스호크, 큐브, 히어링크 부품 사다가 장난질쳐서 조악하게 드론 하나 뽑아놓고는 정량적인 목표만 달성한 다음 튀튀!!. 사실상 먹튀를 많이 해버려서 이다.

 

그러다 보니 나라에서 드론개발에 돈을 쏟아 부어도 진척이 없고, 절대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벽이 생겨버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신뢰도가 바닥을 쳐서 현실적으로 운용 불가능한 드론들이 국산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공공기관에 납품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공공기관들에서 사용하는 많은 국산 드론이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 소위 먹튀 기업들의 마루타가 되어가고 있다. 내 자신이 공공기관에서 25kg를 초과하는 1종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자. 허구었날 에러나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드론을 과연 조종하고 싶어할까? 날다가 추락해서 지나가던 사람 뚝배기라도 깨지면 어떻게 할것인가? 비록 뚝배기까지 깨지 않더라도 추락한 드론에 대해 책임을 추궁받을 수 있지 않을가? 아무리 드론 자체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말이다. 내가 만약 공공기관 드론조종자라면, 이런 부분들이 공무원으로서 경력 관리에  꽤나 신경쓰일 것이다.

 

 

관세청은 항만감시정을 점차 드론으로 바꾸려고 하지만, 현실은 위 연합뉴스.

 

그래서 공무원들도 서로 드론을 조종하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어디 DJI같은 중국산 드론을 쓸 수 있겠는가? 분명 국산 왜 안쓰냐고 욕먹을 텐데, 그러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중국산 드론을 부속품으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고 자사 회사 마크를 달아 국산 드론으로 등록하는 소위 신분세탁을 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기업에서 DJI 드론을 완전히 분석하고 역설계해서 제대로 된 국산 드론들 좀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이라 남의 나라 제품 역설계할 짬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여기에 해당안되는 국산 드론 혹은 드론 업체들도 있을것이다. 여기에 푼 썰들은 지극히 단편적인 관점에서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만 적은 것이다. 우물안의 개구리의 관점일수도 있다. 여튼, 내게는 국내 드론 산업이 총체적인 난국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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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자격증? 대체 무엇을 위한 자격증인가?

 

마지막으로 이 드론자격증. 대체 뭘 위한 것인지 모를 자격증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참고로 나는 드론 실기평가 자격증까지는 취득 하지 못했지만, 드론 지도조종자 자격증까지는 따서 가지고 있다.

 

 

 

드론은 사실상 기능시험만 친다. 시험장에서 이륙, 호버링, 전후진 비행, 삼각비행, 원주비행, 비상착륙, GPS없이 정상착륙, 측풍착륙 등 대략 빠르면 10분에서 길면 20분 정도의 코스 기동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험을 치루기 위해선 법적으로 개인이 쌓아야 하는 의무비행시간이 있다. 그게 1종의 경우 20시간이다!

 

 

요새 자동차 기능시험은 독학이 대세다. 근데 드론은 독학을 못한다?

 

아니, 자동차나 오토바이도 기능시험은 시험장에서 치면 차량탑승시간 이딴거 없이 바로 응시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대체 왜? 드론은 20시간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응시가 가능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불가다. 대체로 1종 드론으로 20시간을 채우려면 거의 200~300만원 가까이 되는 비용을 태워야 한다!!

 

간혹 드론도 항공분야쪽에 있으니깐 비행기처럼 비행시간 쌓고 시험에 응시해야하지 않냐고 하는데, 비행기하고는 다르다! 비행기 하고는!!

 

 

드론은 사실상 운동장 같은 공터만 있으면 콘 몇개 설치해서 금새 시험장을 만들수 있다.(사진출처: 뉴스토마토)

 

비행기는 드론처럼 전용 시험장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 그리고 그런 시험장을 따로 운영하기도 사실상 비행장을 하나 파야하는 것이라 장소도 구하기 어렵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관리 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힘들다. 그래서 비행기는 기능시험을 주행시험에 녹여서 한꺼번에 친다. 즉, 사실상 주행시험을 보기 위해 비행시간을 쌓는것이다! 그래서 자동차에서 기능따고 연습면허 발급 받듯이 비행기도 본격적으로 실비행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조종연습허가서를 먼저 발급받는 것이다!!! 주행시험은 자동차도 10시간 의무 차량탑승교육시간이 있다.

 

그런데 드론은 왜? 20시간이나 필요한것일까? 사실 20시간동안 매번 똑같은 시험장에서, 교관이 죄다 관리해주는 환경에서, 뺑이치는 것은 조종기 만지작거리는 스킬 외엔 배울게 없다. 하지만 비행기나 자동차의 경우 실비행이나 주행을 하면서 실제로 다양한 교통상황을 겪게되면서 학생은 조종이나 운전에 대한 전반적인 시야나 대처능력등이 향상되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행시험이라는 것이 없는 드론시험에서 20시간 의무비행시간은 결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시험장에서 뺑이치는것 보다 치열한 드론 삶의 현장에 나가보는게 직접 조종을 못해도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실제로 나는 드론 배송이나 드론 개발을 위한 연구비행 같은 실무 일선에서 드론을 운용을 몇번 해봤지만, 시험장에서 20시간동안 뺑이치는 건 정말 1도 도움이 안되었다. 오히려 드론을 조종하지 않더라도 현장에 따라다니면서 다양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겪어본 것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즉 20시간을 뺑이치게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그 시간에 안전교육같은 것(형식적인거 말고)을 이수 시키는게 훨씬 도움이 되고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기능 셤이니깐, 자동차 처럼 죄다 전자식 채점기를 도입해야 한다.

 

 

 

평가관이 누구냐에 따라서 드론 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들쭉날쭉이다. 0시간을 날리든 100시간을 날리든 능력이 기준에 못미치면 떨어뜨려야 한다.

 

아니면 요새 메타버스니 뭐니 가상현실 시뮬레이터가 잘 발달했으니, 현행 시험장 기능 시험수준에선, 그걸로 셤 쳐도 충분하다고 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집안에 드론 시뮬레이터 도구 장만해서 유튭에서 보고 배우고 시험쳐도 될 것이다.

 

시험장 환경을 정교한 물리엔진으로 똑같이 구현해놓으면, 이것만큼 평가에 좋은 수단도 없다.

 

뭐 웃기지도 않는, 비행시간 부정을 막는다고 도입한 출결 비컨제도 이런거 제발 하지 말고. 시험장 뺑뺑이가 대체 무슨 의미 있다고. 참고로 비컨제도는 드론 시험장내지 연습장에 비컨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드론 비행을 연습하는 사람이 휴대폰으로 교통안전공단 앱을 켜서 '나 비컨 근처에 있소' 하고 출결을 인증하고 비행시간을 인정받는 제도다. 아이러니 한것은 정작 시험장 외에 실무적으로 드론 배송을 한다거나 드론 촬영을 한다거나 하는 진짜배기 비행시간은 비컨에서 계측도 안되고 인정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 설치한다고 또 얼마나 세금을 쏟아부었을까? 아님 아는 업체 밀어주기?)

 

 

얼마나 비행시간 가라로 채우는 사람들이 많으면 이런걸 도입할까? 어떻게 보면 비행시간이 필요없다는 반증이다!

 

아니, 비행시간 기록 자체를 해서도 안된다. 아니 한번 날리면 10분 안팎으로 날리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날리는 것을, 사용자가 비행시간을 언제 다 기록하고 앉아있는가? 이건 자전거 타면서 매번 의무적으로 주행기록부 적으라는 것과 다를게 뭔가? 정비를 위해서라면 그냥 드론안에 자동차 미터기처럼 그런 장치를 사용하면 된다. 픽스호크, 큐브 모두 비행시간은 자동적으로 다 기록된다.

 

앞서 미션플래너나 큐그라운드컨트롤 모두 FC로부터 비행시간을 포함한 비행로그를 받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결론적으로, 드론자격증을 따보았지만 드론 자격증 취득의 구조자체가 어떤 사람의 실력을 검증하고 그 사람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지식을 함양하기 보다는 점점 이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깐 더 이상 못들어오게 진입장벽을 높이는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는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 1종 드론 조종 자격증 하나 따는데 200만원에서 300이라는게 말이 되는가? 자동차 면허도 100만원 이하다. 드론 면허가 자동차 면허 따는 거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 그건 자격증 취득 과정을 운용하는데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공무원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비슷하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자격증에 비해 너무 비싸다.

 

 

드론을 배우고 싶나? 훗, 하지만 드론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네(는 개뿔).

 

드론 지도자과정을 들을 때 알게 된 것이 내년부터 자격증 취득이 더 어려워 진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 주된 이유로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자격증을 너무 쉽게 취득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자격증이 상대적인 변별력을 필요로하는 수능인가? 절대적인 것을 기준으로 해야지 상대평가가 왠 말인가? 아니면 자격증이 감투인가? 드론마저도 소수만의 특권으로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굉장히 안타까웠다.

 

만약 조종자격증을 이 사람이 무언가를 안전하게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지 합격률이 너무 높아서 합격자를 줄여야 한다느니 이런 식으로 기준을 세우면 분명 관련 산업을 저해할 것이다. 

 

그리고 대체 왜? 지도조종자 자격과정에서 '항공사업법'을 대체 왜 배우는건가? 그건 나중에 사업할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보면 되는 부분인데 대체 왜 자본금 삼천이 필요하니 이딴걸 암기시키는지 모르겠다.

 

 

드론 지도자과정 일정표(2022년 1분기 기준)

 

그리고 드론 산업 및 기술동향 과목을 배우는 것도 웃기다. 이것은 일선에서 직접 드론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잘 알뿐더러 솔직히 드론 가지고 시험장 안에서만 뺑이치는 지도조종자가 알 필요도 없다. 이런 건 각 드론기업이나 정부의 정책/전략 기획자들이 잘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다. 시간 때울 게 없어서 그러한가?

 

차라리 그 시간에 픽스호크나 큐브, 히어링크를 가르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면 안전교육 시간을 더 늘리던가. 교실에서 앉아서 프리젠테이션 하는거 말고 필드로 나가서 직접 체험하는 안전교육 말이다.

 

뭔가 공단에서 단단히 착각하는 거 같은데, 드론은 비행기와 달리 교육교관과 일부 공무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종자들이 드론조종을 전업으로 삼지 않는다. 대부분 드론 외에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가령 방송촬영쪽 근무자들은 드론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필요가 있어서 따는 것이고, 지리정보관련 종사자나 측량기사들은 드론으로 측량이 할 필요가 있어서 자격증을 따는 것이다. 아니면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드론으로 해야할 실험이 있어서 자격증을 따거나, 그밖에 아마추어 사진작가나 학생 또는 일반인이 취미로 따려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공무원 가산점도 간혹 있고.

 

 

드론면허는 말그대로 자동차 면허와 비슷하다. 드론에 전업으로 종사하기위해 따는 자격증이 아니다.

 

하여튼 그러하다. 지금까지 드론업계에 6개월 동안 종사하였던 썰을 풀어보았다.

 

드론 산업 전반은 침체된 항공경기와 달리 활발하게 커지는 것같아서 좋아보였다. 다만 위에서 주구장창 이야기 했듯이 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에 따른 문제점도 많이 보였다. 개인적으로 제발 드론 만큼은 일반항공의 전처를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비슷하게 나아가는 것 같아 보여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하지만 아직은 모르지. 아직 전망은 매우 좋다. 좀 있으면 4차 항공 산업의 꽃 UAM, 소위 에어택시가 등장할 텐데, 잠재적으로 이 에어택시 시스템과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FC라든지 원격 통제, 자율주행같은 근본적인 기술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4차 항공 산업의 꽃 UAM(Urban Air Mobility)

 

얼마전에 사천에 항공우주청이 세워질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이제는 항공업계도 해운업의 항만청처럼 '청' 단위의 정부부처가 전문적으로 산업을 육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제발 이제는 드론이든, 비행기든 자격증에 공단 이사장 도장말고 무슨무슨 청장 도장 찍혔으면 좋겠다. 자동차 면허도 경찰청장 도장이 찍히는데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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