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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조종사 학과/비행원리

대기(Atmosphere)

나래훈 2020. 7. 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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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원리의 첫 장에서는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대기(Atmoshere)'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 대기의 구성 및 성질
- 대기압
- 표준대기
- 기압고도
- 밀도고도

 

등에 대해서 다룰 것 입니다.

 

 

"대기의 구성 및 성질",

 

 

대기는 78% 질소, 21% 산소, 및 1% 기타성분의 기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담는 용기에 따라 그 형태가 바뀌는 등의 유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기체는 바로 '산소' 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는 '산소'를 사용하여 호흡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 뿐 아니라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비행기 역시 '산소'로 호흡(?)을 합니다. 정확한 표현은 '연소'가 맞겠습니다만 두 가지 경우 모두 산소가 필요한 산화반응이죠.

 

이러한 산소는 대부분 35,000FT 이하의 고도에 분포하고 있으며,

 

 

통상 해수면(0FT) 고도에서 가장 많고, 18,000FT 고도에서는 그 양이 절반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 이런 분포를 보이게 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기압"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야합니다.

 

 

"대기압 (Atmosphere Pressure)",

 

말 그대로 대기가 누르는 힘을 말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라도 질량을 가지고 있고 질량이 있는 것에는 중력이 작용하겠지요. 따라서 대기압은 공기의 무게 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그 위에 놓여있는 공기의 양이 많아지므로 대기압은 커집니다. 반대로 고도가 올라갈 수록 그 위를 떠 받치는 공기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기압은 작아집니다. 비슷한 예로 물속에서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압이 증가하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대기압은 통상 18,000FT의 고도에서 그 크기가 해수면(0FT) 대기압의 절반이 되는것으로 봅니다.

 

자, 이렇게 압력이 줄게 되면 공기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됩니다.

 

 

바로 부피팽창 입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보일의 법칙'이죠.

 

그럼 왜 18,000FT의 고도에서 산소의 양이 0FT에서의 절반이 되는지 이해가 되셨을 겁니다. 압력이 떨어지니 부피가 커질테고 자연스럽게 산소 밀도는 감소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

.

 

그런데, 

 

 

우리가 살고있는 대류권내에서는 고도가 증가할 수록 기압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도도 떨어지게 됩니다.

자 그럼, 온도가 떨어지면 부피는 어떻게 될까요?

 

 

줄어들게 됩니다. 바로 '샤를의 법칙' 이죠.

 

이렇게 되면 밀도는 다시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고도가 증가하면 실제로는 온도감소에 의한 밀도증가보다도 기압감소에 의한 밀도감소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밀도가 감소합니다.

 

 

이렇듯 대기는 불변 고정의 상태가 아니라 압력(기압), 그리고 온도(기온)에 따라서 그 성질이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접하는 대기는 고기압이 다가오느냐 아님 저기압이 다가오느냐에 따라서 상태가 바뀌고, 덥냐 추우냐에 따라서도 바뀌게 됩니다. 이와같이 변화무쌍한 대기를 비교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보일/샤를의 법칙에서 이상기체를 정의하여 기준으로 삼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래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는 International Standard Atmosphere(ISA) 또는 ICAO Standard Atmosphere 라 불리는 준대기(standard atmosphere)를 세계기준으로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표준대기 (Standard atmosphere)",

 

 

기본적으로 표준대기의 해수면(0FT)상에서의 압력(기압)은 1기압이며 그 크기는 1,013.2hPa(또는 mb)이며, 온도(기온)는 15℃인 상태를 가정합니다. 여기서 1,013.2hPa의 단위 hPa(헥토파스칼)은 압력의 단위로서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는데요,

 

1hPa = 100Pa = 100N/m^2

 

즉, 1,013.2hPa 은 101,320N/m^2 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눈에 보이는 액체인 물로써 표현하면, 물의 밀도를 1,000kg/m^3로 가정하고 중력가속도를 10m/s^2으로 가정하면, 1m^2의 단면적에 걸리는 10.132m 높이의 물(수주)의 압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1기압을 대략적으로10mAq(수주미터)로 나타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1기압을 10m의 물기둥으로 표현하기에는 그 부피가 너무 큽니다.

 

<수은 기압계 (출처 : "나의 공작실 블로그")>

 

 

그래서 물 대신 밀도가 매우 큰 액체인 '수은'을 가지고서 주로 기압을 표현하게 되는데요, 수은은 밀도가 물 보다 약 13.6배 정도 큼니다. 따라서 1기압을 수은의 높이(수은주)로 바꾸게 되면 0.76m, 즉 76cm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76cm를 inch 단위로 바꾸면, 29.92in 가 됩니다.

 

따라서 표준대기의 해수면(0FT)에서의 기압의 크기를 나타낼때 29.92inHg(수은주인치), 즉 inHg(''Hg)로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표준대기에서도 역시 고도가 높아질수록 압력과 기온이 떨어짐을 가정하는데요, 기압은 0FT부터 10,000FT까지 대략 1,000FT 증가 할때마다 1inHg씩 일정한 비율로 감소하는 것으로, 기온은 0FT 부터 36,000FT까지 대략 1,000FT 증가 할때마다 2℃씩 감소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 같은 표준대기의 조건이 특히 우리 조종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항공기에 탑재하는 기압과 관련된 모든 계기장비들이 표준대기 조건을 바탕으로 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도계' 입니다.

 

 

고도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앞서 우리가 살펴본 표준대기 조건의 기압 강하율을 바탕으로 고도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그래서 만약 기압이 1inHg 강하 하면 고도계는 1,000FT 상승한 것으로 가르키게 되죠. 따라서 고도계는 초기 해수면(0FT) 에서의 기압 설정이 중요합니다. 표준대기상태라면 해수면(0FT)에서의 기압을 항상 29.92inHg를 설정하면 되겠지만, 실제대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현재 해수면(0FT)의 기압을 알고 거기에 맞게 설정해 주어야 제대로 된 고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해수면(0FT)에서의 기압을 29.92inHg로 설정해 주어야 알 수 있는 특별한 고도가 있습니다.

 

 

"기압고도 (Pressure Altitude)",

 

기압고도는 기압이 29.92inHg 인 가상의 표준해수면(standard datum plane, SDP)으로부터 기압 강하율을 바탕으로 측정되는 고도 입니다. 즉, 실제 해수면(0FT)의 기압과 상관 없이 무조건 기압이 29.92inHg이 되는 곳을 0FT로 가정하고 측정하는 고도라 고도계 기압을 항상 29.92inHg로 설정 해 주어야 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기압의 변화에 따라 표준해수면(SDP)은 해수면보다 높을수도 낮을수도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기압고도'는 기압의 변화와 무관하게 항상 똑같은 기압에서 똑같은 고도를 가리킨다는 것이죠.


이와같이 기압고도는 기압에 대해 항상 일관성 있는 고도를 표시하기 때문에 항공기의 성능을 고도로써 판단할 수 있는 '밀도고도'의 밑바탕이 되는 고도입니다. 자, 그럼 밀도고도란 무엇일까요?

 

  

"밀도고도 (Density Altitude)",

 

 

 

대기의 밀도는 항공기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특히 산소량에 영향을 미치죠. 대기 밀도가 낮아져 산소가 희박해지면 사람은 제대로 숨을 쉬지못해 헥헥거릴 것입니다.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비행기도 마찬가지로 불을 지필 산소가 부족하니 역시 헥헥거릴 겁니다. 성능이 저하된다고 볼 수있는 것이죠. 또한 대기 밀도가 떨어지면 프로펠러의 효율 날개의 양력도 같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대기의 밀도가 항공기 성능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판단하고 계산하기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밀도고도(Density Altitude)' 입니다.

    

앞서 우리는 앞서 밀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압력' '온도'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기압고도는 실제 해수면의 기압과 관계없이 가상의 표준해수면을 설정하여 기압을 고도로 나타낼 수 있었죠. 즉, 달리 말하자면 밀도를 쉽게 비교가 가능한 고도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러나 기압고도의 온도변화율은 표준대기조건을 따르기 때문에 만약 실제 대기의 온도변화율이 표준대기와 다르다면 기압고도가 지시하는 대기밀도 역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즉, 기압고도로는 표준대기조건을 벗어나는 온도변화에 대해선 밀도를 고도로 나타내지 못한다는 말이죠.

 

'밀도고도(Density Altitude)'는 기압고도에 표준대기조건을 벗어나는 온도변화를 반영한 고도입니다. 따라서 실제 대기가 표준대기상태에 부합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대기밀도를 고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밀도고도는 대기밀도가 커지면 낮아지고, 대기밀도가 작아지면 높아집니다. 따라서 온도가 낮아지면 대기의 부피 수축으로 밀도가 커지기 때문에 밀도고도는 낮아지고,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의 부피 팽창으로 밀도가 작아지기 때문에 밀도고도는 높아지게 됩니다(샤를의 법칙).

 

이렇게 밀도고도를 사용하면 밀도가 큰지 작은지 고도로서 쉽게 비교가 가능합니다.

 

<참고. 밀도고도 계산 공식 (출처 : AOPA 홈페이지)>

 

이처럼, 밀도고도는 항공기의 성능을 판단하기 위해 공기밀도를 '고도'라는 단위를 사용하여 나타낸 것일 뿐, 실제 높이를 재는데 사용하는 고도가 아닙니다.

 

참고로, 밀도고도와 달리 기압고도(Pressure Altitude)는 전이고도(우리나라 14,000FT) 이상에서 비행시 실제 높이를 판단하는 고도로 사용합니다.

 

 

사실 밀도고도는 기압 과 온도 말고도 '습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습니다.

 

<건조한 대기와 습한 대기의 밀도비교 (출처 : boldmethod )>

 

앞서 대기는 대부분 '질소' '산소'로 이루어 졌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여기에 '수증기'가 들어가게 되면 왜 밀도가 작아지게 되는지 알기위해선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배웠던 '분자량' '아보가드로 법칙'의 개념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분자량'은 분자를 구성하는 성분 원자들의 원자량을 모두 합한 값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원자량은 그냥 질량으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즉, 분자량은 그 기체분자 하나의 질량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질소, 산소, 수증기는 위 표에 나온 것 처럼 질량이 각각 28, 32, 18로 볼 수 있는데요, 보시파시피 수증기(물)가 질량이 제일 작죠.

 

다음으로 '아보가드로 법칙'은 모든 기체는 같은 온도와 압력에서 같은 부피 속에 같은 수의 분자가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이 법칙에 따르면 세 기체분자 중 수증기의 밀도가 제일 작습니다.

 

 

따라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이 포함 될수록, 즉 습도가 높아질수록 자연히 밀도는 작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밀도 고도가 높아진다는 뜻이죠.

 

다만, 습도가 밀도고도에 영향을 주는것은 확실하지만 기압이나 온도만큼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고려하지 않기때문에 실제로 밀도고도를 계산할때에 습도는 배제합니다.

 

<출처. Pilot's Handbook of Aeronautical Knowledge, Chapter 4 Principles of Flight>

 

 

결국 정리하면, 밀도고도 기압(고도), 온도, 습도에 영향을 받으며, 기압이 낮아지거나(고도가 높아지거나), 온도가 높아지거나, 또는 습도가 높아지면 밀도고도는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밀도고도가 높아지는 조건들만 따로 HIGHT, HOT, HUMIDITY 이렇게 3H로 묶어서 기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밀도고도가 증가하게 되면,

 

- 항공기에는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내연기관 항공기에 해당),

- 프로펠러 효율이 떨어지며,

- 날개가 만들어내는 양력도 작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기압이 높아지거나(고도가 낮아지거나), 온도가 낮아지거나, 또는 습도가 낮아지면 밀도고도는 낮아지게 되고,

엔진출력(내연기관 항공기에 해당), 프로펠러 효율, 그리고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 모두 좋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밀도고도는 항공기 성능의 지표이지 절대로 실제 고도를 측정할때 쓰이는 개념이 아님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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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지금까지'대기(Atmosphere)'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양력이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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