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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조종사 학과/항공법규 2020

공항시설법

나래훈 2020. 7. 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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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가지 법률 중 마지막, 공항시설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항시설법에서도 먼저 살펴볼것은 제1장 총칙의 제1조(목적)입니다.

 

 

법에서 목적의 중요성은 앞에서 누누히 강조했으므로 또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번에 보게될 공항시설법이라는 것이 공항과 비행장에 관계되고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기위해 제정된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바로 제2조(정의)로 넘어가 봅시다.

 

 

제2조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것은 '비행장'과 '공항'입니다. 이 둘은 언 듯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요, 비행장은 말 그대로 비행장 입니다만 공항은 '공항시설'을 갖춘 비행장으로서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해놓은 곳을 말합니다. 결국 둘 다 비행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공항이 좀 더 복잡한 시설(공항시설)을 갖추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비행장과 공항을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먼저 '비행장' 입니다.

 

 

비행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동 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비행장을 육상/수상 모두 포함하여 7가지로 구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항공안전법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모든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이 7가지 형태의 비행장에서만 이착륙을 할 수 가 있습니다.

 

모산 비행장
청풍호 수상비행장

위 자료화면에 나와 있는 비행장 사진은 충북 제천에 있는 모산 비행장과 청풍호 수상비행장의 모습입니다.

 

 

다음으로 '공항'입니다.

 

 

앞서 공항은 복잡한 시설, 즉, '공항시설'을 갖춘 비행장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러한 '공항시설'은 대통령령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면, 

 

- 활주로, 유도로, 계류장, 착륙대 등 항공기의 이착륙시설

-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 여객시설 및 화물처리시설

- 항행안전시설

- 관제소, 송수신소, 통신소 등의 통신시설

- 기상관측시설

- 공항 이용객을 위한 주차시설 및 경비·보안시설

- 공항 이용객에 대한 홍보시설 및 안내시설

 

등이 있는데요, 이와 같은 시설들을 '기본시설'이라고 말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주차시설 하고 홍보/안내 시설같이 없어도 공항운영에 문제가 없을 법한 시설들이 기본시설로 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공항시설법의 목적 중 하나인 '공공복리증진'에 부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그런것 같습니다.

 

반면에, 없으면 공항운영에 문제가 생길것 같은 아래 시설들은,

 

- 항공기 및 지상조업장비의 점검·정비 등을 위한 시설

- 운항관리시설, 의료시설, 교육훈련시설, 소방시설 및 기내식 제조·공급 등을 위한 시설

- 항공기 급유시설 및 유류의 저장·관리 시설

- 항공화물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시설

 

기본시설이 아닌 '지원시설'로 분류가 됩니다. 헷갈리지 않도록 합시다. 왜냐하면 이 시설들이 기본시설인지 아니면 지원시설인지를 구분하는 문제가 공단 학과시험에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여수공항(RKJY) Aerodrome 항공정보간행물 내용 중 일부

실제로도 항공기 급유시설이 없는 공항이 있긴 있습니다. 바로 여수공항이 대표적인 그 예입니다.

 

여수공항 전경 (사진출처: 아시아나에어포트)

 

어째든, 공항을 살펴보니 활주로와 주기장만 달랑있는 비행장에 비해 확실히 복잡해 보이지 않나요? 구분이 가시죠?

 

 

다음으로 '활주로' '착륙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활주로는 따로 말씀 안드려도 다들 잘 알고계실겁니다. 근데 이 "착륙대"는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착륙대를 간단히 말하면 활주로를 둘러싼 평평한 가상의 공간입니다. 영어로는 'Runway strip' 이라고 부릅니다. 목적은 위 자료화면에 나와있듯이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였을 때를 대비한 공간 입니다.

 

(사진출처: https://www.airsight.de)

 

활주로와 착륙대의 자세한 설치 기준은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별표 1'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특히 착륙대의 경우 육상비행장 기준으로 활주로 길이에 따라 착륙대 등급이 A~J까지 매겨지는데요,

 

 

역시 공단 학과시험 단골문제이니 알고 계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번엔 공항도 비행장도 아닌 '이착륙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위 자료화면 왼쪽의 사진은 앞서 봤던 제천 모산 비행장이고 오른쪽 사진은 이착륙장 입니다. 차이가 뭘까요?

 

비행장과 이착륙장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착륙대의 유무 입니다. 비행장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착륙대가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제천 비행장 사진을 보면 활주로 주변에 파릇파릇한 잔디로 평평하게 닦여있는 착륙대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른쪽 이착륙장 사진에는 그런거 없습니다. 오히려 활주로 바로 옆 오른쪽에는 도로가 지나가고 있으며 도로와 활주로 사이에는 둔턱도 있습니다. 즉 착륙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착륙장은 비행장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경량항공기나 초경량비행장치가 아닌 '항공기'가 이곳에 이착륙을 하려면 반드시 '이륙·착륙 장소 외에서의 이륙·착륙 허가신청서'를 작성하여 국토교통부장관(또는 지방항공청장)에게 제출해야합니다.

 

이렇게 법에선 비행장과 이착륙장을 구분짓고 있지만, 현실에선 통상 둘 다 비행장이라고 말 할때가 많습니다.

 

 

자, 지금까지 비행장, 착륙대 등등의 용어를 알았으니 이를 바탕으로 이제 '장애물 제한표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장애물 제한표면은 우리가 뉴스에서 접했던 공항주변의 건축물 고도제한과 관련이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비행장 주변의 고도제한이죠. 이것이 뉴스에서 꾸준히 이슈화되는 이유는 바로 부동산 개발과 연관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비행장 주변에는 높은 건축물 개발을 못하게 하고 있어서 제한을 푸느니 마느니 계속 논의가 되고 있죠.

 

 

지금 이게 우리만 시행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ICAO 국제협약에 따르는지라 제한선을 함부로 못건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김포공항 주변은 현재까지도 고도제한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이와같이 고도제한을 하고 개발을 막는 "장애물 제한표면"이라는 것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부산지방항공청에서 만든 영상을 통해 살펴봅시다.

 

 

 

 

 

 

자, 이와같이 장애물 제한표면은 시행령에 나와있는것 처럼 수평표면, 원추표면, 진입표면 및 내부진입표면, 전이(轉移)표면 및 내부전이표면,착륙복행(着陸復行)표면으로 구성되어있는데요, 그 자세한 설정기준은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별표 2'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정책Q&A "장애물 제한표면 제도")

 

 

'별표 2' 내용 중 일부를 발췌 해 보면, 수평표면은 활주로 고도로 부터 45m 높이를 갖고, 김포공항은 A등급 착륙대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원추표면은 수평표면보다 55m 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 기사에서 고도제한이 김포공항 활주로 고도 12.86m를 기준으로 수평표면에 걸리면 57.86m, 원추표면에 걸리면 최대 112.86m 가 되는 것입니다.

 

(출처: 조선비즈 2017.06.14 기사)

 

위 기사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부동산 가치가 대략 1600억정도 상승한다고 합니다. 공항시설법의 목적에 뭐가 있었죠?

 

바로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 한다는 문구가 있었죠. 과연 공공복리를 위해 고도제한을 완화 시켜줄 것인가, 아니면 국제법을 이유로 계속 고도제한을 유지할 것인가, 상당히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현재 정부가 부동산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제한이 풀릴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만약 풀린다면 잡을 의지가 없는 것이겠지, 아마도?

 

 

 

계속해서 이번엔 '항행안전시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항행안전시설은, 영어로 흔히 'Navaid'라 말하며, 항공기 항행을 보조하는 '항공등화', '항행안전무선시설' 그리고 '항공정보통신시설' 모두를 가리키는 말 입니다.

 

 

'항공등화'는,

 

 

말 그대로 항공기 운항을 돕기 위한 다채로운 '색깔'의 '형상'을 가진 '불빛'으로 우리가 야간에 공항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불빛의 등화들을 생각하면 쉽게 항공등화가 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제6조의 '별표 3'에 나와있습니다.

 

 

'항행안전무선시설'은,

 

대표적으로 시설물(Station)로부터 항공기가 있는 쪽의 방위(Radial)를 알려주는 전방향표지시설(VHF Omni Directional Radio Range ; VOR) 과 방위 뿐 아니라 거리(DME)까지 알려주어 완벽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전술항행표지시설(TACtical Air Navigation system ; TACAN)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민간용이냐 군용이냐, 그리고 VHF를 쓰느냐 UHF를 쓰느냐, 거리정보(DME)를 제공하느냐 안하느냐 입니다.

 

VOR

 

위 사진에 나타나 있는 시설물은 VOR 입니다. 자, 그런데요. 요새는 VOR 단독으로 설치되어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DME(Distance measuring equipment)'라는 '거리측정시설'을 동반합니다. 아래사진 사진과 같이요.

 

 

DME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저 끝이 갈라진 막대기가 바로 DME 입니다. 따라서 사진과 같은 VOR/DME는 TACAN 처럼 시설물로 부터 방위 정보 뿐 아니라 거리 정보까지 제공해 줍니다.

 

자, 그럼 TACAN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TACAN

 

상당히 심플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그래서 TACAN은 단독으로도 설치되지만 아래 사진처럼 VOR과 함께 설치되기도 합니다.

 

VORTAC

 

 

이것을 'VORTAC' 이라고 부릅니다. VORTAC은 TACAN이 기본적으로 거리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VOR/DME와 마찬가지로 시설물로부터의 방위 및 거리정보를 제공합니다. 주로 민/군이 함께 쓰는 비행장에 설치 되어 있습니다.

 

 

항행안전무선시설에 대해선 이쯤하고 '항공정보통신시설'로 넘어가 볼까요?

 

 

항공정보통신시설은 크게 '항공고정통신시설'과 '항공이동통신시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항공고정통신시설이란 육상 고정국과 고정국사이를 유선으로 연결한 정보통신 시스템 입니다. 대표적으로 '항공고정통신시스템 (AFTN ; Aeronautical Fixed Telecommunication Network)'이 있는데요, 이게 이름은 멋있어 보이지만 사실 골 때리는 정보 시스템입니다!

 

인터넷이 아닙니다! AFTN 입니다!! (출처: 서울지방항공청 홈페이지)

 

왜냐구요?

 

그건, AFTN이 기본적으로 전문, 즉 Teleprinter에 기반한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던 20 세기 초만 해도 이 AFTN이란 것이 전 세계의 항공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기관과 통신이 가능하도록 연결해놓은 획기적인 시설이었지만, 인터넷이 발달하여 세계 곳곳에 연락이 가능한 지금 그 의미가 무색 해 졌을 뿐 아니라 전문에 익숙치 않은 조종사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위 사진을 봅시다. 한 사람이 열심히 전문을 치고 있고 한 사람은 전문을 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당시 AFTN이 획기적이었다고는 하나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지금에 비해 굉장히 작았고 느렸습니다. 지금 젊은 인터넷 세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모뎀이란 것으로 PC통신을 하셨던 분들은 잘 아실것 입니다. 인터넷 하는데 얼마나 느려 터졌었는지를요. 그림 하나를 받는데도 몇 분씩 기다려야 했었습니다. 그때 필수적인 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압축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모뎀을 사용한 PC통신에서 자료압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습니다.

 

과거 대표적인 PC통신 이었던 천리안(출처: 인문정보학 Wiki)

 

AFTN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아니, 더 심각했죠. 그래서 전문의 내용을 압축하기 위해서 거의 모든 용어를 '약어'로 사용하게 됩니다. 초등학생을 초딩이라 부르는 것 처럼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서 우리는 비행계획서를 제출하던, 항공기상을 확인하던, 항공고시보(NOTAM)를 보던 죄다 전문형식에 약어를 쓰고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종사라면 전문을 해석할 수 있도록 열심히 전문형식과 약어를 익혀야하죠. ㅠ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요새는 항공고정통신을 기존의 AFTN 대신 인터넷을 기반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항공이동통신시설은 이동국(항공기국)과 이동국, 또는 이동국과 고정국 간에 무선으로 정보통신을 교류 할 수 있는 시설인데요, 간단하게 비행기에서 전파로 관제탑이나 다른비행기와 무선통신하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행기 조종사 들이 헤드셋 같은것을 쓰고 관제탑이랑 통신하는 거 보신적 있으시죠?

 

 

더 쉽게는 우리가 휴대폰 쓰는것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 지금까지 공항시설법의 제1장 총직의 제2(정의)를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사실 공항시설법은 제1장 외에는 더 다룰것이 없습니다.

 

 

뒤에 제2장 부터는 공항, 비행장 그리고 항행안전시설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내용들이 나오고 뒤이어 보칙, 벌칙 등이 나오지만 우리 조종사들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1장 이후 내용은 모두 생략하였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국가법령정보센터(http://law.go.kr)에 들어가 해당 법 조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것으로 공항시설법에 대한 내용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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